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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사랑에도 이름표를 붙여줘! 그녀들의 사랑에도 이름표를 붙여줘! 김선아/ 서울여성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2007. 04. 08. 이송희일 감독의 가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날이었다. 극장 앞에서는 특이한 행사가 벌어졌다. 한국에서 온 일련의 젊은 여성들이 '우리는 결코 를 잊지 않겠습니다 We will never forget No Regret'라는 문구가 담긴 커다란 현수막을 들고 극장 앞에서 영화 홍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 제작자는 무대 위에서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자비를 들여서 베를린까지 따라온 이들 한국 여성 팬들은 를 만든 이들을 열렬히 환호했고 감독은 게이 영화에 대한 이러한 광적인 여성 팬덤현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고. 엉뚱하지만 연결된 이야기를 해.. 2007. 7. 3.
서경식/ 고백 중앙일보 /삶과 문화/ 서경식 칼럼고백먼저, 고백해 둘 것이 있다. 나는 교실에서 똥을 싼 적이 있다. 소학교(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독일에 장기 체류 중이던 올 여름, 한 달 넘게 계속되는 강연에 지친 데다 시차와 기후.음식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배탈이 났다. 배탈이 났다고 해서 원고 마감 날짜를 뒤로 미뤄주는 법은 없다. 아픈 배를 부여안고 컴퓨터로 원고를 보냈다. 그 김에 내게 온 e-메일 수신함을 살펴봤더니 낯선 이름의 발신자가 보낸 게 한 통 섞여 있었다. U군이었다. 내가 어릴 적 다녔던 소학교는 일본 교토의 가난한 지역에 있었다. 거의 모든 학생이 가난했다. 한 반에서 대학 진학자는 서너 명. U군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졸업 후 43년 만에, 그것도 머나먼 독일 땅에서 예상.. 2007. 7. 3.
[씨네21] ''양심적 병역 기피''를 옹호함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양심적 병역 기피’를 옹호함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2005.12.30 며칠 전 내 또래 남성이, 나로서는 재밌고 바람직했지만 그로서는 비참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평소 그는 생계와 사회활동을 이유로 외박을 일삼으며 살았다. 항의하는 아내에게는 “나 간섭 말고, 당신도 그렇게 살면 되잖아”라고 받아쳤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3시 비까지 내리는데, 아내가 귀가하지 않아 걱정이 된 그는 우산을 들고 마중 나갔다. 만취한 아내가 택시에서 내리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뒤따라 어떤 남자가 아내를 부축하며 같이 내리는 것이었다. 순간 그의 머릿속은, ‘신사답게’ 그와 정중한 인사를 나누고 아내를 데려올 것인가, 아니면 ‘박력있게’ 상대 남자의 멱살을 잡고 “당신 뭐야!”를 따질까….. 2007. 6. 15.
[씨네21] 지겨운 촘스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지겨운 촘스키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6.01.20 “페미니스트도 남자한테 꽃다발 받으면 기분 좋아요?”, “선생님 말이 잘 안 들려요”. 여성학 강의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과 불만 사항이다. 일상 대화와는 달리 나는 강의, 특히 대학 수업에서는 천천히 또박또박 반복적으로 말한다. 목소리도 큰 편이다. 사람들이 “안 들린다”고 호소하는 이유는 두 가지. 내가 최대한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말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이것이 사회운동이다. 예를 들면, “가정폭력으로 가정이 깨져서 문제라기보다는, 웬만한 폭력으로도 가정이 안 깨지는 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요?”라는 식이다. 기존의 전제 자체를 질문하는 이런 식의 말하기는 듣는 사람에게 노동을 요구한다. 의미를 .. 2007.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