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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영화와 인문 / ‘가족이라는 운명’은 없다 김영민의 영화와 인문 / ‘가족이라는 운명’은 없다 4. 김태용(2006): 가족, 혹은 어긋남의 자리 / 김영민 철학자 1. “시나리오를 쓰는데 자꾸만 어떤 한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와 관계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궁금해지더라구요. 예를 들면 그 딸의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그 남자친구의 부모는 어떤 사람일까. 이런 식으로 말이죠.”(김태용) 바로 이런 게 세속(世俗)의 형식이지요. 불교에서 말하는 업(業)의 그물처럼, 그 누구도 감히 벼리가 될 수 없는 거대한 그물망의 얽힘이 세속입니다. 자신만을 주인공으로 삼아 무대 위에 올리는 짓이 환상이라면, 세속은 그 환상들이 타인의 환상들과 접붙어 이루어가는 환멸들의 관계와 구조입니다. 마침내 ‘주인공’ 따위가 없어지는 구조, 그것이 세속인데, .. 2008. 9. 15.
[강준만칼럼] ‘비정규직은 노동의 광우병’인가? [강준만칼럼] ‘비정규직은 노동의 광우병’인가?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06년 봄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저서 가 국내에 번역·출간돼 언론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 되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논지는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었는가?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평가해보자면,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지금 개혁·진보세력의 의제 설정은 여전히 ‘코끼리’ 생각에만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레이코프는 그 책에서 “어떤 사람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코끼리를 떠올릴 것이다”라며 “상대편의 프레임(생각의 틀)을 단순히 부정하는 것은 단지 그 프레임을 강화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지 무엇에 반대하는 것만으론 부족할 뿐.. 2008. 9. 15.
[야!한국사회] 우석훈- 위로 문학에서 프로 문학으로 한겨레신문[야!한국사회] 위로 문학에서 프로 문학으로 우석훈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문학적으로 풍성한 시대가 그렇지 않은 시대보다 훨씬 나을 것 같고, 예술적으로 풍성한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훨씬 나을 것 같다. 당연한 얘기인가? 문학이나 예술이 무슨 밥 먹여주는 것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간은 두 손으로 걷기 시작하자마자 동굴에 벽화를 그렸던 그런 존재다. 돈만 알고, 자기 입만 알고, 자기 새끼들 대학 들어가는 것만 아는 그런 존재로 인간이 지금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좌파 문학과 우파 문학이 존재한다고 할 때, 한국의 우파 문학은 극단적인 찬미주의에 가까웠고, 좌파 문학은 카프(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 이후로 사실주의를 주요 미학으로 하고 있었던 것 같다. .. 2008. 9. 15.
[씨네21] 2개 국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2개 ‘국어’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2.09 몇년 전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교환학생으로 서울에 온 재일동포 3세 여성과 강의를 같이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그녀는 한국어를 잘하지 못했는데, 며칠 전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가 주최한 ‘한일여성지식인교류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한국어로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한국말이 유창했다. 그런 그녀가 내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다가왔다. 재외동포가 한국에 왔을 때 “우리말도 못하면서…”식으로 무시, 비난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나도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은 아닐까 싶어 내심 겁이 났다. 그녀에 의하면 내가 당시 한국어로 말하다가 중간에 “아리가토(고마워)”라는 일본어를 사용했는데, 그 말이 자기가 유일하게 알아들은 단.. 2008.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