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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을 위한 변명'' -강금실 "장정일을 위한 변명"강금실(변호사) 1. 장정일-소년, 혹은 스님같은 2001년 8월 21일 서울에서 장정일을 만났다. 내가 변론을 맡았던 그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 "의 음란물여부에 관한 항소심재판이 1998년 2월에 끝났고, 그 무렵에 그를 마지막으로 보았으니 근 3년만이었다. 잿빛 티셔츠에 행낭주머니 같은 가방을 어깨에 매었는데 원래 짧았던 머리는 더 짧게 깎았다. 그는 이마가 툭 튀어나오고 눈은 푹 들어가 둥그렇게 크다. 단단해 보이는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얼마 전 뵈었던 서울의 큰 절 주지스님 얼굴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는 해인사 부근 산속에서 규칙적으로 시간을 쓰며 수행하다가 내려온 스님같은 느낌을 주었다. 처음 그를 만났던 때의 인상이 떠올랐다. 그가 1997년 1월 13일 기소된.. 2005. 4. 18.
강금실이란 이름의 기표 “인문학적 소양이 강금실 장관의 매력”[한겨레 2004-05-26 21:47] [한겨레] 김신현경씨 ‘여성과사회’서 주장 “강금실은 열혈 여성운동가라기보다는 차라리 허무주의적인 기질을 가진 인문주의자로 보인다. 그러나 왠지 매력적인 이미지다.” 영페미니스트 집단 ‘달과 입술’ 회원인 김신현경씨는 (사)한국여성연구소에서 내는 연간지 제15호에 기고한 글에서 ‘강효리’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이미지를 여성주의 시각에서 분석했다. ‘여성은 어떻게 공적 영역에서 자신의 언어를 가질 수 있는가: 강금실이란 이름의 기표’라는 글에서 김신현경씨가 특히 주목한 것은 ‘사적 캐릭터의 공적 관리’란 부분. 그는 강금실 장관을 사적 자아와 공적 자아의 간극을 좁힌 최초의 여성관료라고 본다... 2005. 4. 18.
심은진 평론 틀, 세계, 영화-「미술관 옆 동물원」 동아신춘문예 2000 영화평론 당선작틀, 세계, 영화-「미술관 옆 동물원」 심은진 (36)1. 이정향 감독의 「미술관 옆 동물원」은 무엇보다도 영화에 관한 영화이다. 우리에게도 흔하지는 않지만 영화에 관해 질문을 던진 영화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만큼 집요하게 그리고 일관성 있게 이 문제를 파고든 것은 없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에 대한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영화 속에서 스스로 실천하려 한다. 모든 존재론적인 질문들은 항상 무겁다. 인간이 무엇이고, 우리의 삶이 무엇인가, 우리의 사랑은 어떤 것인가? 그러기에 많은 이들은 삶을 묻는 대신 삶을 살아가고, 사랑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보다는 사랑을 한다. 그리고 많은 영화들은 영화가 무엇인지 물어보기 보다는 이것은.. 2005. 4. 15.
(10) 레비스트로스 [석학의 눈으로 본 휴먼&디지털](10) 레비스트로스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3-06 ▽질문=지금 세계는 디지털혁명과 함께 문화의 전지구화와 그로 인한 다원성의 상실에 관한 이야기가 한창입니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문명충돌론'과 그에 대한 반론도 대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충되는 듯 하면서 서로 뒤엉킨 문화 담론들에 대해 선생께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레비-스트로스제가 보기에 지금 이야기되는 문화의 전지구화는 특별히 새로운 것이라기보다 인간문명의 태동기부터 항상 관찰돼 온 문화 역동성의 한 측면입니다. 우리는 석기시대의 기술이 전지구적 차원에서 자생적으로 출현하거나 전파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뒤 발생한 청동기와 철기의 기술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후대로 올수록 각지방.. 2005. 4. 15.
(7)신채호 [석학의 눈으로 본 휴먼&디지털] (7)신채호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2-14 기고자 이승환 (7) 신채호의'동양전통,근대화,세계화 단재 선생님, 선생께서는 1928년에 쓴 ‘선언문’에서 이렇게 피를 쏟듯 절규하셨습니다. “우리의 세계 무산대중, 더욱이 우리 동방 각 식민지 무산민중의 피와 가죽과 살과 뼈를 빨고, 짜고, 씹고, 물고, 깨물어 먹어 온 자본주의 강도제국 야수 군들은 지금 그 창자가 꿰어지려 한다. 배가 터지려 한다!” 저는 신년 초에 한달 동안 서양 고대문명 답사여행을 다녀오며 선생의 이 말씀에 확신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이집트와 그리스 등지에 널려 있던 고대문명의 찬란했던 유물들은 모두 영국 프랑스 독일 등지의 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현지에 남아 있는 것은 모두 모조품 아니면.. 2005. 4. 15.
(8) 빌헬름 라이히 [석학의 눈으로 본 휴먼&디지털] (8) 빌헬름 라이히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2-21 《“친구 생일날, 노래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구에게 폭행을 가해 죽게 만든 일이 있었다. 이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집단의 요구에 불응한 개인은 죽음까지 감수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하면 너무 비약적인 해석인가? 우리는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운다며 개인에게 노래나 춤을 강요한다.… 자신의 요구에 대한 순응과 복종, 그것만이 그들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다.”(한 대학의 ‘철학연습’ 시간에 발표된 학생 강연진의 발제문 중에서)》라이히 선생님, 20세기의 마지막 해였던 작년, 한국의 진보적 계간지 ‘당대비평’은 ‘우리 안의 파시즘’이라는 특집에서 외적 정치적 억압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내면화된.. 2005. 4. 15.
프란츠 파농의 '민족주의' [석학의 눈으로 본 휴먼&디지털] 프란츠 파농의 '민족주의'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1-31 파농에게.“흑인도 왼쪽에 심장을 갖고 있다.” 나지막한 신음처럼 당신이 뱉은 말입니다. 그 어떤 절규보다 사람을 처연하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식민주의의 그 소름끼치는 잔인한 역사가 이 한마디 외침에 압축되어 있더군요. 억압받는 자와 억압하는 자를 동시에 소외시키는 그 비인간적인 역사 말이예요. 백인들의 인종주의가 교묘하게 심어준 흑인들의 자기 모멸과 열패감이란 정말 얼마나 무서운 자기 안의 적이었는지요. 프랑스의 변두리만 다녀와도 우쭐대고 프랑스인보다 더 완벽하게 불어를 구사해야겠다는 원주민 지식청년들의 강박관념, 불평등한 결합을 감내하면서도 백인 남성과의 결혼을 꿈꾸는 젊은 처녀들, 마르세유에 도착.. 2005. 4. 15.
(4) 페스탈로치의 '전인교육' [석학의 눈으로 본 휴먼&디지털] (4) 페스탈로치의 '전인교육'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1-24 기고자 정유성 페스탈로치 선생께,그토록 떠들썩하던 새 천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 천년이라고 해서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도 아니건만 사람들은 엄청나게 법석을 떨었습니다. 물론 당신께서 모든 교육의 기초로 삼았던 수(數)는 사물을 세는 수단일 뿐 아니라 형상과 언어로 사고와 존재의 지평을 확대해 가는 기반인 만큼 새로 시작한 2000년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문명전환기의 새 인간형▼ 하기는 이 새로운 미래는 이미 우리 안에서 시작된지 오래 됐습니다. 무엇보다 과학기술의 개가인 정보통신의 발달과 매.. 2005. 4. 15.
(3)간디에 비춰본'21세기종교' [석학의 눈으로 본휴먼&디지털] (3)간디에 비춰본'21세기종교'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1-17 기고자 장석만 ◆믿음에 대한 배타적 집착나,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hi, 1869∼1948)는 재가 되어 1948년2월11일 어머니 갠지스 강과 잠나 강이 만나는 물위에 흩어졌습니다. 나는 지금도 나를 쏜 나투람 고드세의 핏빛 눈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는 나 때문에 교수형을 받고 죽었습니다. 한때 그는 ‘사티아그라하’(진리를 잡고 놓지 않는다)를 위해 감옥도 마다 하지 않았지만 오직 힌두교만의 인도를 신앙하여 내게 죽음을 요구했습니다. 그의 힌두교와 나의 힌두교는 매우 달랐습니다. 나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의 포르반다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곳은 힌두교.. 2005. 4. 15.
칼 마르크스의 '소외' [석학의 눈으로 본 휴먼&디지털] (2) 칼 마르크스의 '소외'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1-10 기고자 정문길 M선생,우리는 지난 세기의 마지막 10년이 시작되는 1990년을 전후해 동구 여러나라와 소련의 몰락을 지켜봤습니다. 이는 유럽의 동쪽, 즉 동독에서 러시아에 이르는 몇 나라의 기존 정치체제의 붕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선생의 이름으로 성립된 국가체제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이는 2차대전 이후 지구상의 이데올로기적 양극체제를 지탱해 오던 2개 축 가운데 한쪽이 무너진 단극체제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동구 몰락과 신자유주의 물결▼ 따라서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은 현실 공산주의가 해체된 자리에 새 세계질서가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공산주의와 각.. 2005. 4. 15.
한나 아렌트의'인간의 조건' [석학의 눈으로 본 휴먼&디지털] 한나 아렌트의'인간의 조건' 매체명 동아일보 작성일 2000-01-01 기고자 홍윤기 《21세기가 ‘디지털의 세기’가 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디지털 새 시대’에 대한 환상의 저편에는 엄청난 변화를 감당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함께 기술의 무게에 눌려 희미해져 가는 ‘인간’의 모습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세기 석학들이 ‘인간’의 문제를 바라봤던 시각에 전문가들의 안목과 상상력을 더해 오는 세기 인간의 문제를 미리 짚어보는 시리즈 ‘휴먼&디지털’을 10회에 걸쳐 마련한다. 우선 첫회는 ‘인간의 조건’(1958)의 저자이자 20세기 여성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1906∼75)의 시각을 빌려 21세기 인간조건을 독자들 앞에 제시한다.》지난 세기 지구 위.. 2005. 4. 15.
정혜와 은주 '아, 맞아. 겨울엔 원래 눈이 왔었지.' 그런 생각이 든 날이었다. 지난 2월22일. 참으로 오랜만에 서울이 하얗게 보이던 날, 배우 이은주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마침 그 시간엔 서울극장에서 시사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열화를 보다 말고 휴대폰을 받고 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고 나지막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영화 상영 도중에 참 매너들도 없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문을 나서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이은주의 자살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25살. 이제 꽃피는 나이에 어떤 절망이 그녀를 삼켜버린 걸까? 딱 한번 스쳐가듯 그녀를 본 적 있다. 홍상수 감독의 현장에서. 벌써 5년 전 일이다. 그럼 20살 무렵의 이은주였을 것이다. 그때도 그녀의얼굴에 그늘이 있었던가.. 2005.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