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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을 센다85

초상집에서... 초상집에서... 어제는 눈이 내렸다 초상집에 가고 있다 곡하는 소리 들린다 어제는 눈이 내렸다 그냥 그런 그녀였다 그런데 갑자기 낯설다 어제는 눈이 내렸다 울어서 눈이 부어있다 왠지 착잡하게 섹시하다 어제는 눈에 젖어 있었다 소멸해 가는 것들의 주변은 항상 기이하게 관능적이다 2005. 3. 3.
기억의 채널 기억의 채널 오래된 수첩에서 그의 전화번호를 발견했다 그것은 숫자이기 전에 먼 기억의 채널, 또 하나의 번지수였다 서로의 말과 말의 의미를 연결해주는 통로였다 묻혀 있던 채널을 서둘러 눌러본다 일련의 숫자들을 통하여 그리움이 짜르르, 짜릿하게 울린다 내 속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이 밀려온다 갑자기 낯 모를 소음이 앞을 가로막는다 거칠게 밀려나오던 생각들이 생경한 벽에 부딪혀 싸늘한 메아리로 돌아온다 목구멍에 모여 말을 기다리던 온갖 감정들이 혼선된다 숨을 삼킨다.주인이 바꾼 숫자 앞에서 나는 어떠한 인기척도 내지 않는다 회로가 차단된다. 경고음이 뚜뚜 울린다 말과 호흡의 통로였던 가느다란 전화선 이름을 말해주지 않아도 언제나 정확히 기억해내곤 했었다 한때 감정의 떨림까지 울려주던 회로의 파장은 나를 망각했.. 2005. 3. 3.
표절... 스크린 1월호를 보는데.. 아주 익숙한 단어, 익숙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읽었던 글인데 하면서 읽어보니 , 내 블로그에 내가 3개로 나뉘어 실었던 글과 너무 비슷했다. 심영섭이 영화 '봄날은 간다'에 관해서 쓴 글이었다. 동아일보 신춘영화평론 '봄날은간다' 이재현씨가 쓴 글의 문장과 단어를 많이 가져온 듯 했다. 기사 어느 구석에서도 이재현씨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거 표절같아서 스크린 편집부에 전화를 걸어, 표절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 평론이 실린 사이트 (바람구두의 문화망명지) 주소와 함께 10페이지 1460번째 글이라고 상세하게 그 글과 꼭 대조해 볼것을 당부했다. 2월 스크린을 아직 못 봤으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표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재현씨가 쓴 고유한 .. 2005. 3. 1.
순무김치, 고추부각 좋아하세요? 나는 편식을 심하게 한다. 편식을 심하게 한 나머지... 이젠 라면까지도 안 먹고 있다. 맛이 없어졌다. 햄버거를전혀 먹지 않는나는 패스트푸드점에 소처럼 끌려갈 때가 종종 있다. 사람들은 "설마 감자튀김까지 못 먹진 않겠지?"라며 감자튀김을 시켜준다. 그렇지만 곧 몇조각 먹으면 나는 감자튀김 표면에 있는 소금과 조미료의 맛을 감지해낸다. 절대 건강에 안 좋기 때문에 먹기를 거부하는게 아니다. 그 맛이 거슬린다. 입안에 남는그설명하기 힘든맛이 있다. 북한산에 회사 사람들이 단체로 놀러갔다. 닭백숙을 시켰는데... 산나물이 반찬으로 나왔다. 나이가 같은 동료여자애가 산나물을 먹더니 갑자기 소리를 빽 지르고 뱉어냈다. "이거 맛 이상해"라면서 사람들에게 맛을 평가해 달라고 했다. 나도 먹고, 사람들도 먹었다... 2005.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