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날을 센다85

낙오자의 섬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 낙오자의 섬으로 가기 위한 조건은 이렇다. 조명을 싫어하는 사람, 일렉트릭 사운드가 싫은 사람, 계급사회에도전하기를 싫어하는 혹은 실패한 사람, 은둔을 원하는 사람, 가족이나 친구들에게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 불임 시술을 받은 사람, 커피를 마시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 혹은 커피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 필터없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 인쇄 매체를 읽지 않는 사람, 저축이 하나도 없는 사람, 본능적인 파괴 본능이 언제나 자기 자신만을 향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낙오자라고 불리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람 이다. 낙오자의 섬은 소설가 배수아 씨가 그의 단편소설집(그 사람의 첫사랑)에 있는 에서설정한 가상의 섬이지만 실제 없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세상은 하도 꿍꿍이가 많으니까. 그때 이 소설을 .. 2005. 3. 1.
길거리 노점 사람들이 내 눈에 밟히다 아침마다 일어나는게 힘들다. 저번엔 늦게 일어나 지하철을 탔을 때, 햇살이 너무 예뻐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나를 만류하는 가족들 얼굴이 떠올라서 또 낙오자가 될 거냐고, 그리고 내 수중에 천원 한장이 있었기 때문에 꾹 참고 일을 했다. 시간이 자꾸만 느리적느리적흐른다. 저녁마다 돌아가는 길은 서글펐다. 하루종일 사무실이 춥다고 손을 비벼대던 나를 놀리듯이 길거리 노점 사람들이 내 앞에서 추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분주히 일하고 있었다. 내가 6시반에 퇴근했다는 사실도 날 따라서 송구스러워한다. 아침마다 10분만 더 잤으면 해던 욕망도 다 얼마나 사치스러운가 생각한다 언니가 17만원짜리 구두를 사왔을 때 나는 사람의 아들의 마동팔처럼 내뱉었다. 언니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엉덩이를 걷어채.. 2005. 3. 1.
일상의 비용 일상의 비용 술을 먹었다. 아직도 고통스럽다. 셈은 언제나 딱 맞다. 내가 술을 안 먹기 때문에 술을 한번 마시면 무지 고통스럽다. 그 셈은 변한적이 없다. 독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아주 미량의 독을 먹었던 어느 왕처럼 나도 그렇게 조금의 술을 매일 먹을까? 나는 중독성이 강한 사람이다. 내가 먹으면 어찌 될지 무섭다. 그러나 술을 먹은 지 6년째 내 주량은 소주 3잔. 2005. 3. 1.
평등이 전제되어야 평화가 오는 걸까? 나는 행동보다 말이 먼저다. 거기에다가 쐐기를 박는 말을 해서 참 문제다. 가령이를테면, '영원'과 '절대'를 종종 쓴다. 그중에 하나가 종교문제였다. 나에게 절대로,영원히 하지 않는 게 있다면 종교라고 말해왔다. 그말이 무색하게 나는 올해부터 교회에 나가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예수 탄생일인 작년 크리스마스때부터 나갔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은 여전했지만 예배시간을 일주일에 한번 갖는 것도 좋을듯 했다. 또한 국악찬송가를 부르기 때문에 해금, 가야금 소리를 매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난 아침마다 황병기가 가야금으로 연주한 캐논과 유키구라모토의 캐논과 유진박의 캐논 락버전을 듣는다. 교회에 나가서 들은 설교 한토막. 목사님은 부의 95%를 인구 5%가 차지하고 있는 정의롭지 않은 인도와 개인의 권.. 2005.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