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을 센다85 혼자 먹는 밥 혼자 먹는 밥 / 박예분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을 틀어 놓은 점심창문을 흔들어대는 바람소리 소란하다.밥그릇 국그릇 따로따로 챙기는 것도 호사라대접에 밥 한 주걱 김치찌개 한 국자 퍼 넣고한 숟가락 비벼 떠 넣는데 울컥, 입 안에 염증 찌릿하다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들이 괴어 애를 끓다가고열에 들뜬 입술 가까스로 벌려 다시 밥 한 숟가락퍼 넣는데 문득 혼자 먹는 밥상들이 스쳐간다.옆집 할머니, 위층 할아버지, 친정어머니 또제 몸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직장에 충성하다갑자기 무균실에 갇혀 6개월째 투병 중인 큰언니까지이 세상 그 모르는 누가 지금 또 혼자서서러운 밥을 무덤덤하게 먹고 있을까이럴 때 누군가 전화해서 점심 먹었냐고 물으면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흐르는 플롯연주에다독이듯 꾹꾹 누른 .. 2008. 12. 27. 내 자신이 녹아버릴 것 같다 신문을 읽었다. 바람의 화원 원작자 이정명 작가의 인터뷰 기사.이 대목에서 눈물이... 아무래도 감성 조절장치가 고장났나보다.기자와 소설가 중 어느 때가 더 행복하세요? “그땐 그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행복해요. 기자로 돌아다닐 때는 그게 너무나 재밌었죠. 회사 그만둔 건 일이 싫어서는 아니었어요. 조직에서 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두려웠습니다. 그냥 안주하고 살면 내 자신이 녹아버릴 것 같았어요. 마흔살에도 계속 회사를 다니면 왠지 굉장히 불행해질 것 같기도 했고요. 서른아홉 살쯤에 회사를 그만뒀어요. 뭘 하든 내 걸 하고 싶어서 일단 뛰쳐나왔던 거죠.”녹아버릴 것 같다는 표현.그 마음을 나도 알기에... 좋아하는 소설책도, 티비도, 영화도 마음속에만 쌓아놓고 살아가는 요즘모든 말이 비수가 된다. 모.. 2008. 11. 6. 의심이 풀리는 순간 절망에 주저앉다 좀 일년에 한번씩 기운이 떨어지는 날은 있긴 하였지만감기에 걸려도 약을 먹지 않을 정도로 튼튼했던 나다.그러나 나의 아킬레스 건이자, 내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몸의 이상신호는항상 눈에서 왔다.일년 내내 안구건조증과 깨끗하게 보이지 않는 시야 때문에,나는 안과에서 가서 인공누액과 약을 받아오곤 했다.2주 착용 아큐브 렌즈를 사서 낀게 화근이었을까.3개주중에 하나를 개봉해 끼었는데 현선이 결혼식에 가느라 그날 하루 착용한 게 각막염에 걸려버렸다.각막염 때문에 간 안과에서 내 눈에 대한 그동안의 의심을 풀었다.내 눈의 시시경 사진이 보통사람들과 얼마나 다른지시신경이 죽어 하얗게 보이는 지름이 0.6이라고 했다.남들보다 약하게 눈이 태어난 건지, 녹내장이 진행되는 건지 시간이 많다면 시야검사를 하라고 했다.시야검.. 2007. 10. 11. 슬픔의 노래, 한 말씀만 하소서 새벽 5시 44분. 눈이 떠졌다. 더웠다. 그리고 위가 아팠다.창문, 현관문을 열었다. 내가 요즘 젤 생각하는 포도나무에 물 주러 올라가고 싶었지만, 물 주러 수도꼭지를 틀면 이른 새벽부터 옆집 사람들 깨우는 사람 될까 싶어 참았다.일찍 깼는데...밤에 박완서의 한말씀만 하소서를 다 읽었는데...그 기분을 이어가고 싶었다. 정찬의 슬픔의 노래를 다 읽었다.다 읽은 다음 잠을 자려하는데, 잠이 잘 들지 않았다.자는데 마음이 어딘가 불편했다. 요즘 자꾸만 가위가 눌린다.위도 아프고. 행복하지 못해서 그런걸까..아님 내 몸이 좋지 않다는 신호일까?위가 아파서 깨는데..매번 새벽 4시, 5시다.중간에 꼭 한번씩 깨고 기분좋은 잠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또 걱정이 된다.눈도 너무 안 보이고.위도 아프고. 잠도 푹.. 2007. 7. 9. 이전 1 ··· 3 4 5 6 7 8 9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