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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아버지 날 낳으시고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아버지 날 낳으시고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3.09 투표일까지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1, 2위를 다투는 상황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선택권 차원에서 볼 때, 불행을 넘어 ‘비참’한 생각까지 든다. 두 사람의 정치적 입장과 출신 배경이 모두 유신체제이고, 이들은 결국 누가 더 본질적으로 ‘박정희 원본’에 가까운지를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인이다. 그런데 지난 1월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논란 중에 두 가지 측면에서 아주 이상한 내용이 있었다. 이명박씨가 박근혜씨를 두고,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수 있고, 고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박근혜 후보는 “그런 논리대로라면 군.. 2007. 6. 15.
[씨네21] 약자의 테러, 강자의 전쟁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약자의 테러, 강자의 전쟁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3.30 사랑이나 전쟁은 상대방의 존재가 자기 인식과 깊이 연결해 있어서 본래 승부를 가릴 수 없는 모순된 행위다. 우리-속국-동맹-적은 나를 중심으로 한 동심원이지 배타적 범주가 아니다. 나-연인-연적도 마찬가지다. 자타 경계를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저런 인간에게 목을 맸단 말인가”라며 사랑이 끝난 뒤 자기 모멸감으로 괴로워하고, “겨우 계집애랑 붙으란 말이냐”, “세계 최강을 상대로…” 식으로 모든 싸움에서 상대의 ‘체급’을 확인한다. 군수산업체나 안보 국가처럼 전쟁이 존재해야만 먹고살 수 있는 정체(政體??)들은 언제나 전쟁의 불가피성을 설파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온갖 모순어법이 .. 2007. 6. 15.
[한겨레21] 만국의 불안정한 자여 공모하라 2007년04월12일 제655호 통합검색 [인터뷰특강] 만국의 불안정한 자여 공모하라 정희진과 함께한 ‘누구의 자존심? 자존심의 경합’- 자존심은 관계 속의 개념, 약자들의 연대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야 제4회 인터뷰 특강- 자존심 ⑤ ▣ 글 손은영 13기 독자편집위원▣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강연은 시작되자마자 폭소의 도가니였다”라고 일단 말해두자. 서글서글하면서 빠른 말투는 청중을 휘어잡기 충분했고, 거기에 청중을 폭소하게 만드는 일화들이 더해져 강연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활기찼다. 지난해에 강연을 들었던 사람이 반일 정도로 정희진씨의 마력은 ‘중독성’이 있는 듯. 이번에 처음 그의 강연을 들었는데 다음에도 꼭 강연을 듣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회자 서해성씨는 어느 때보다.. 2007. 6. 15.
[씨네21] 타인의 삶과 FTA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타인의 삶과 FTA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4.20 나 같은 무력한 소시민이 이런 염려를 하는 것도 우습지만, 영화 을 ‘자유의 소중함’으로 읽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이 영화의 주제를 자유라고 본다면, 아카데미가 환호할 만하다(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탔다). 물론, 나도 이 영화가 좋았다. 복잡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도드라진 감동은 두 가지. 삶을 사랑하는 인간은 누구나 의미를 추구한다는 것, 즉 모든 사람이 결국 원하는 것은 자기를 변화시키는 심장의 박동(stroke)을 선사하는 타인의 존재다. 머무르지 않으려는 인간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리고 가택 수색 뒤 부서진 가구를 보상해주는 사회주의의 ‘위대함’!(이 영화의 동독 체제를, 감히 지난.. 2007. 6. 15.
[씨네21] 그는 ''한국인''인가 ''남성''인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그는 ‘한국인’인가 ‘남성’인가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5.11 9·11 사건 이후, 서방세계에서 이슬람과 관련한 국적, 인종, 종교에 대한 이미지는 곧바로 테러를 연상시킨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증오가 ‘유색인’ 전체로 확대되어 아시아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무차별 구타 같은 대중의 보복과 그 공포 때문에 거리에 나서지 못할 정도였다. 9·11은 ‘이슬람 남성’에 의해 저질러졌지만, 이들 ‘가해자’의 복합적인 정체성 중 “이슬람”만 강조되었을 뿐 “남성”이라는 성별은 뉴스거리가 되지 못했다. 모든 대중매체에서 9·11 사건은 종교적, 정치적 차원에서만 분석되었지, 성별(남성성)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언급된 바가 없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테러범들이 .. 2007. 6. 15.
[신동아] 서평 -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신동아 | 기사입력 2007-05-25 10:06 ‘기지촌의 그늘을 넘어’ 여지연 지음, 임옥희 옮김/삼인/432쪽/1만8000원 미국 남성과 결혼한 한국 여성은 한국인인가 미국인인가? 물론, 미국 여성과 결혼한 한국 남성에게는 이런 질문이 제기되지도 않을 것이다. 혈연적 민족국가의 지속은 여성의 성(sexuality)을 매개, 정확히 말하면 통제함으로써만 가능하다. ‘단일민족’을 지속시키려면, 한국 여성이 외국 남성과 결혼(섹스)하지 말아야 한다. 이 때문에 오랜 세월 한국 사회에서 국제결혼은 ‘오염’으로 의미화해 ‘혼혈’로 불려졌다(같은 민족끼리 결혼해도 피가 ‘섞이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그래서 외국인, 그것도 남의 나라에 주둔(‘점령’)한 군인과 결혼해 미국으로 .. 2007. 6. 15.
[씨네21] 나쁜 남자의 선물 경제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나쁜 남자의 선물 경제 글 : 정희진 (대학 강사) | 2007.06.01 UCC 광고에 이런 문구가 있다. “나는 나쁜 남자 감별법을 알려주는 UCC를 알아요”. 나쁜 남자(혹은 여자) 매뉴얼이 있어서, 그런 사람을 피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문제는 어떤 유형이 나쁜 남자인지 판단이 어렵고, 어차피 상처는 (상대방의 문제와 무관한 나의/사회의)해석이라는 데 있다. 고통과 저항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는 감동의 명화 에는 주인공이 사랑한 네댓 명의 남자가 나오는데, 하나같이 최악이다. 폭력과 알코올은 기본. 다른 남자랑 자게 하고 돈벌어 오라며 성매매를 강요하고 여자 앞에서 자살하고…. 극장에서 나오면서 이 중 누가 제일 나쁜 남자일까? 생각해보았다. A를 떠올리는.. 2007. 6. 15.
낭만적인 잠수부의 작은 눈 낭만적인 잠수부의 작은 눈 - 이 산며칠째 달라붙은 눈雪이 기와지붕에 입체로 남는다얕은 물결을 만든다그 아래에 누워 나는 매일 밤 어느 바다따뜻한 해변으로 닿는 파도의 피부원양어선이 담기는 수심쯤으로 꿈을 밀어 보내는 것이다아랫집에선 아직 아무 소리가 없다저녁이 되면 혼자 사는 그 여자는 TV 소리를 크게 키우곤 했다그 속에서 자란 목소리들 해바라기처럼 달아올라내 방을 기웃거리기 시작한다기상캐스터는 내일의 날씨를 따라 변덕스러웠고 때로아나운서의 비장한 음색을 흉내 내며 두꺼운 책의 행간을 쫓아가는 밤심해어처럼 그 속을 비집고 다니던 여자는 나를 알지 못했다우리는 언젠가 설탕을 빌리는 사이가 되고구석에 앉아 마지막 담배를 나눠 피울 수도 있겠지만 가끔씩 수도꼭지 수압이 낮아질 때면나는 밸브를 닫아그녀의 해.. 2007. 5. 31.
섬세한 심장, 예민한 감수성 잘 지내야지, 그게 내 목표가 돼 버렸다. 내가 잘못되고, 못된 걸까 나에게 묻는다.잘못되지 않았다고 나쁜 아이라고 듣고 싶은 건 아니다.감정이 상하는 건 뭐 때문이지.나는 이렇게 매순간 나에게 다그치고, 되묻는데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나만 바보인 것 같아. 나만 바보같아서 계속 고통받는 것 같아서이 섬세한 심장이, 이 예민한 감수성이 제발 좀 생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한다. 2007. 5. 22.
내 자존심을 밟아버리는 꿈따위 구겨진 자존심이 펴지질 않는다. 내가 뭐가 문제였을까? 왜 그들은 날 선택하지 않았을까?오만했나, 가벼워보였나, 진실되지 않아 보였나...내가 좋아하던 것조차 싫어지게 됐다.난 뭘 좋아해야 하지..내 자존심을 밟아버리는 꿈 따위.. 2007. 5. 17.
인생의 친척 인생의 친척... 이 순간의 방문은 너무 좌절 그 자체다.이 기회가 없더라면 난 자만해지고, 오만해졌을지도 모른다.모든 걸 좋게, 좋게.... 내 길은 어디에 있나요. 하나님! 2007. 5. 17.
정말 퇴근시간이 천년처럼 길게만 느껴진다 마음이 먼저 일찍 자리를 떴다.그 다음에 몸이다.도저히 사무실 내 의자에 앉아있기가 싫다.1분 1초도... 앉으면 너무 막막하다.시간이 정지해버린 것 같은 답답함과 지루함이 몰려온다.그럴 때마다 도서관에 가서 잡지를 읽었다.퍼블릭 아트, 월간 미술, 드라마틱, 창작과 비평, 현대문학, 행복이 가득한 집, 인테리어...드라마틱은 비평활동이다. 내가 싫어하는, 내가 더이상 하기를 그만두고 싶은.퍼블릭 아트나 월간 미술의 예술품은 창작활동이다.그림, 조각, 판화, 사진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 마음은 평안해진다.사실 창작해놓은 결과물은 별개 아니지만 그 생각을, 왜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할까 하는 내 스스로에 대한 채찍도 해본다.창작자가 되고 싶었다. 비평을 아무리 잘하더라도 비평은 하고 싶지 않다. 난 없는 .. 2007.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