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닉의 산문64 구세군 자선남비를 지나치다 겨울이고 연말이다. 요즘 들어 구세군 빨간 자선남비가 내 눈길을 잡아끈다.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모금액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하는 말이 신경이 쓰였나보다. 같이 퇴근하던 동료들과 함께 낼 요량으로 "구세군 자선남비에 기부 좀 해야하는데" 하면서 운을 띄우자 돌아온 말은 "난 싫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믿음이 안 가"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확산되지 않는 이유, 일상적인 베품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이유는 모금을 했을때 내가 낸 돈이 어떠한 일에 보탬이 됐으며, 전체적인 사용처와 규모가 잘 알려져 있는 데서 오는 불신감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선한 의지를 갖고 있고, 내가 누군가를 도왔다고 우쭐대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낸 돈의 향방을 알지못하지만 누가 배떼기를 배부르게 하고 .. 2005. 3. 1. 집회현장을 보도하면 나오는 단골멘트 아침에 kbs 8시 뉴스를 보는데... 주말에 있었던 집회들을 주제로 다루고 있었다. 농민집회, 민주노총, 그리고 공무원노조 총파업 전야제 등 처음부터 끝까지 그 집회를 한 단체들의 주장은 하나도 실리지 않았다. 단, 집회장에 몰래 술을 반입해 들어오는 늙은 농부와 전경들 사이의 실랑이 추우니까 술이라도 먹으면서 집회를 마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아주머니의 멘트. 그리고 전경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장사가 안된다는 노점상 할머니. 그와 반대로 장사가 너무 잘돼 맨날 집회만 있으면한다는 오뎅파는 총각의 이야기 또,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하는 아저씨들의 으례 꼭 방송되는 단골 멘트까지. 그리고 으례 화형식으로 끝나고, 무수한 쓰레기를 환경미화원들이 힘들게 치우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잘못된 뉴스편집이었다. .. 2005. 3. 1. 적의 공격을 피하는 방법 나의 외모는 공격당하기 좋게 되어 있다. 회사의 남자들이 내 머리를 보고 한마디씩 했다. 낙원상가의 배고픈 락커같다고 나의 중/고등학교 친구들은 남자가 가발 쓴 것 같다는 충격적인 말을 서슴없이 해댔다. 엄마도 제발 머리좀 빗고 다녔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모두의 지적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온 내 머리에 화학약품을발라 셋팅이란 것을 했다. 월요일 출근했을때... 모두들 한마디씩 했다. 바람의 파이터에 나오는양동근 같다고. 오늘은 부장님까지 머리가 어째 부시... 하는 것 같더니 "부시맨"이라고 하셨다. 그래 공격을 막는 법은 머리를 묶는 것 밖에 없다. 묵었다. 질끈, 이제 청학동 같다고 했다. 전인권 같다고도 했다. (아, 좌절 이제 아무짓도 안할거야!) 빗으로 머리를 한번도 묶어본 적 없던 나는.. 2005. 3. 1. 달나라를 꿈꾸는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이 와 닿았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선 달나라에 가야 이뤄질 것 같은 말을 곧잘 들었으니까. 그리 황당하고 원대한 이상을 꿈꾸진 않는다는 소박한 바램같아 보이기도 하고, 우리의 이야기가 달나라 같은뚱딴지 얘기는 아니라는의지같아 보이기도 했다. 이번 20주년의 주제는 다. 왜 꿈꾸지 않는다고 했다가 번복했을까. 이제 마음 놓고 상상하고 그걸 실현해 나가자는 뜻일까? 또문 20주년 행사에 가보려고 한다. 처음 가는 행사에 아는 사람 하나없이 혼자서 서성일테지만.... 그속에 있으면 편안함을 느낄 것 같다. 최근에 이대 동아시아여성학센터에서 있었던 2번의 강의를 찾아가서 들었는데... 그때 참 편안함을 느꼈었다. 그리고 내가 젤 좋아하는 정희진 선생님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떨렸다.. 2005. 3. 1. 이전 1 ··· 3 4 5 6 7 8 9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