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1 삼십세 - 잉게보르크 바하만 삼십세 - 잉게보르크 바하만 30세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어느 누구도 그를 보고 젊다고 부르는 것을 그치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그 자신은 일신상 아무런 변화를 찾아낼 수 없다 하더라도, 무엇인가 불안정해져간다. 스스로를 젊다고 내세우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도 곧 잊어버리게 될 어느 날 아침, 그는 잠에서 깨어난다. 그리고는 문득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누워 있는 것이다. 잔인한 햇빛을 받으며, 새로운 날을 위한 무기와 용기를 몽땅 빼앗긴 채, 자신을 가다듬으려고 눈을 감으면 살아온 모든 순간과 함께 그는 다시금 가라앉아 허탈의 경지로 떠내려간다. 그는 가라앉고 또 가라앉는다. 고함을 쳐도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는다. (고함 역시 그는 빼앗긴 것이다. 일체를.. 2005. 3. 2. 와눈헤쿤 <그러나, 기억하라>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모르고 한일인데‥가을이 깊다. 거의 끝자락에 온 듯하다. 이제 곧 저 찬란하게 물든 잎새들은 지고, 낙엽마저 세찬 바람에 날리다 마침내 서리에 하얗게 덮이리라. 그렇게 가을이 가기 전 (윤지련 극본, 최창욱 연출)를 만난 것은 작지만 단단한 기쁨이다. 문화방송 베스트극장 600회 특집으로 지난 5일 밤 안방극장을 찾은 단막극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다뤄지지 않는 ‘재난 후일담’을 이야기 소재로 삼았다. 아직 기억에 생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자 환(김정근)의 이야기가 큰 축이다. 환은 아내(신은정)를 따라 프랑스로 가기 위해 청국장을 좋아하면서도 프랑스 요리를 전공할 정도로 아내를 사랑한다. 드라마는 초반 임신한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해주고, 배가 .. 2005. 3. 2. 내다버릴 하트 내다버릴 하트 Bazzar / 김경숙간혹 친구들끼리 모여 서로의 연애 상담을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글쎄, 그가 너한테 먼저 전화하지 않는 건 두려워서 그런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에게 좀더 시간을 줘. 먼저 전화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고.”남자의 헷갈리는 행동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를 배려한답시고 여자들은 대체로 이런 말들을 주워 섬겨왔다. 그런데 한 남자에 의해서 그게 얼마나 한심한 헛소리인지 알게 되었다. 그 남자는 말했다. “잘 들어요. 그 남자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른 남자를 찾아보도록 해요.” 그 무자비한 발언의 주인공이 누구냐 하면, 드라마 에서 남성 스토리 컨설턴트를 맡았던 그렉 버렌트다. 똑똑하고 멋진 여자들이 이상한 관계에 질질 끌려 다.. 2005. 3. 2. ''오직 삶에서만 너의 영감을 이끌어내고'' “오직 삶에서만 너의 영감을 이끌어내고” [한겨레 2004-10-08 18:09] [한겨레] “너 자신을 존경하지 말라. 인습적인 것으로 되어버린 혁명에 안주하여 스스로를 닫으려 하지 말라. 영리적인 생각을 하지 말라. 공적인 영예를 구하지 말라. 오직 삶에서만 너의 영감을 이끌어내고 지속적인 지적 활동을 유일한 이상으로 갖도록 하라.” 이것은 초현실주의 화가 피카비아가 1922년 3월 프랑스 반문예지 〈리테라테르〉의 재출범 편집의도를 밝히는 자리에서 발표한 강령이다. 초현실주의 화파가 혁명적으로 추구한 목표는 ‘경이’였다. 경이의 복원, 경이의 발견, 경이의 정복이었다. 그들의 방법은 시적 상상력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비밀의 문을 열어주는 질료는 삶과 사물과 세계의 철저한 리얼리티였다. 습작시절의 한.. 2005. 3. 2.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1월 29일자 최신호에서 생활·레저·산업·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2004 가장 멋진 발명품’을 선정, 소개했다. 커버스토리로 다룬 최고작은 지난 10월 우주공간 왕복비행에 성공한 유인우주선‘스페이스십원(SpaceShipOne)’이었다.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 가운데 흥미로운 제품들을 간추려봤다.[ 운송수단 ] 스페이스십원(상) 고카(중) 센토(하) ● 민간 우주왕복선 스페이스십원 =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이 후원하고 스케일드 콤포지트사가 제작한 민간 우주왕복선. 지난 10월, 1주일 사이에 두 차례에 걸친 우주비행 성공으로 우주연구 후원단체인 안사리 X-프라이즈 재단이 내건 상금 1000만달러(약 115억원)를 차지했다... 2005. 3. 2. 하이트 캔맥주, 블랙로즈 초콜릿의 공통점 [작은공간] 편의를 넘어 향유의 권리를 하이트 캔맥주, 영양제 아로나민, 블랙로즈 초콜릿. 이들 제품들은 모두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품에 점자를 찍었습니다. 하이트 캔맥주는 1996년 12월 국내 맥주업계에서는 최초로 음용구 주변에 점자를 찍었습니다. 강장제인 아로나민은 2002년 1월, 국산의약품으로는 처음으로 점자를 표기한 제품으로 발매됐습니다. 블랙로즈 초콜릿 역시 제과류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포장지에 점자를 인쇄했습니다. 점자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척 소중한 문자입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각종 시설 등에 점자 표기를 합니다. 그러나 이 문자가 제품에 쓰일 때는 일반 문자를 인쇄하는 것보다 제작비용이 더 많이 듭니다.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생산 제품에 점자를 찍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 2005. 3. 2. 내가 만난 '깐수' 황석영 특별기고 ..... 내가 만난 '깐수' ―한 지식인의 운명에 대하여 지식인에 대한 존재의 규명에서 사르트르는 지배계급에 의해 실용 지식 전문가가 된 사회적 노동자가 동일한 모순을 여러 수준에서 괴로워하기 시작하면서 진정한 지식인으로 태어난다고 말한다. 지식인이란 자기 내부와 사회 속에서 구체적 진실, 또는 그것이 지니고 있는 모든 규범에 대한 탐구와 지배하는 힘의 이데올로기 사이에 대립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달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다. “분열된 사회 속에서 만들어진 지식인은 그가 사회의 분열된 모습을 내면화한 까닭에 그 사회를 증거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역사적 산물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어떤 사회도 자기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는 그 사회의 지식인들에 대.. 2005. 3. 2. 황상익 '이땅에 온 예수님들' 이 땅에 온 예수님들성탄을 맞아 귓가를 맴도는 노래는 1960년대 ‘반전시대’에 사이먼과 가펑클이 불렀던 “7 o'clock news/Silent night”이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배경으로 빠르게 흐르는 영어 뉴스의 내용을 열다섯 한국 소년이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 긴박함만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부터 30년이 넘게 지난 오늘 우리의 상황은 반전, 민권, 소수자 운동으로 소용돌이치던 당시 미국과 유럽보다 더 긴박하다. 아니 절박하다. 칠순 노인들이 맹추위 속에서 열흘이 넘게 ‘이라크파병 반대’를 외치며 노상단식농성을 벌여도 참여정부는 파병이 국익이라며 마이동풍이다. 명동성당과 성공회대성당을 비롯하여 열곳 가까운 ‘성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강제추방 중단’을 절규해도 ‘유색인 사냥’은 멈출 .. 2005. 3. 2. 정혜신 닮은꼴 심리세계 닮은꼴 심리세계, 다른꼴 발현양태 △ 사람 vs 사람 정혜신 지음 개마고원 펴냄·1만원이명박·박찬욱·심은하·김민기… 달라보이는 유명인 짝지어 공통점 차이점 분석 똑같은 부성 콤플렉스라도 박근혜, 아버지에 갇혀 혼돈 문성근, 아버지 열고 세상으로 현상 너머에 본질이 있다. 표층을 움직이는 심층이 있다. 그 분석적 세계인식을 사람에게 적용해 보자. 외면을 규정하는 내면이 있다. 한 인간의 활동과 발언을 내부에서 자극하고 관리하는 무의식적 심리 기제가 있다. 드러난 양상이 아무리 다채로워도 그것들을 일관되게 설명해주는 내면의 열쇳말이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사진 왼쪽)씨는 유명한 사람들의 심층심리를 추적해 그들의 인격과 개성을 설명하는 데 능한 사람이다. 〈남자 vs 남자〉는 아주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을.. 2005. 3. 2. 권복기 기자 그는 육아휴직을 한 대한민국 최초의 남자 기자이다. 그가 어느날 EBS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육아휴직과 가사분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은 집안일을 다른 남자들보다 많이 한다고 노력하는데아내가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 불평을 좀 했더니 아내가 하는 말. "권복기! 니가 날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니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야"라고 말이다. 보통 남자들보다 가사일에 적극적이라 조금은 진보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오던 자신의 생각에 이러한 고정관념이 자리잡혀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권복기 기자님은 단독사진이 아니라 꼭 가족사진이 떠오른다. 2005. 3. 2. 눈물의 성분 1년전 나는 교양수업으로 미생물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어느날 수업을 듣는데 '눈물의 성분'을 알아보는 실험을 하게 됐다.조교선생님은 다른 실험기구들은 다 준비했으나 눈물은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각자의 조에서 눈물을 받아서 실험을 마치라고 했다.그때 나는 우리과 선배와 한조였다. 그 선배, 나보고 눈물 좀 흘려보라고 주문한다. 나는 렌즈 낀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안구건조증'이 심해 눈물을 잊고 산지 오래"라고 답했다. 그 선배, "여자가 말이야" 하면서 투덜댄다. 내가 이리저리 조원들중에 눈물을 제공할 자 누구인가 탐색하고 있는데 ,,,,, 곧 그 선배, 나를 다급하게 부른다."흐르지? 빨리 받아" 나는 그의 눈에서 나오는 눈물을 받으려 노력을 한다. 지름 1cm, 길이 3cm의 눈물받이 튜브를 .. 2005. 3. 2. 김남주 시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고 김남주 시인이 번역하신 시라고 하는데 아마 브레히트의 시인것 같은데 ... 이 시를 번역한 이후로 감옥생활을 하시면서 사랑하는 아내 광숙을 위해 건강을 지키려고 열심히 노력하셨대요. 그렇지만 감옥에서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암으로 돌아가셨지요. 2005. 3. 2.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