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91 슬픈 음악을 듣는다는 건 가사가 없는 앙드레 가뇽의 피아노연주는 슬퍼서 눈물이 난다. 음표의 위치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눈물을 만들어낸다. 예전엔 음표의 위치에 동반되는 영상이 있어 내가 눈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요즘도 그런 음악을 들으면 여전히 슬퍼 눈물을 흘리지만머릿속은 백지상태다. 완전한 음표의 위치 변화에 따른 뇌속의 반응이다. 눈물은 뇌의 기억장치 작동으로 파블로프의 개처럼 조건반사적인 행동일지도모른다. 그런데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 노력한 삶, 누군가를 잊기위한 노력들이 이제는 노력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 아무리 내가 사랑했던 추억을 떠올리려 해도 하나도 조금도 생각나지 않는다. 옛날 옛적에 본 시시한 영화처럼 감흥이 없다.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머금은 내 얼굴을 볼 때의 공허함이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 2005. 3. 1. 낙원빌라로 초대합니다 휘양은 미스 좌가 운영하는 낙원빌라에 입주자로 선택된다. 저녁식사와 509호라는 방이 무료로 3년간 제공되는 대신 매일 밤 미스 좌라는 원장에게 휘양은 자신의 하루일과를 보고해야 한다. 단, 이름이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이야기로 채워져야 하고, 그것을 하지 못했을때 미스 좌가 원하는소원 한가지를 들어주면 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이런 곳이 어디 있어?'라며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러나 곧 이름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성립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주인공 휘향처럼 미스 좌의 노예가 되어버리게 될 미래를 떠올렸다. 그거야말로, 사설감옥이다. 올드보이에 나오는 전경린 소설집의 단편소설인 에 나오는 내용이다. 낙원빌라를 읽으면서전경린씨가휘양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낸 창작노트가 너무 궁금해 미칠 지경이.. 2005. 3. 1. 영안실만 있고 임종실은 없다 영안실만 있고 임종실은 없다 [중앙일보] 국내에선 줄잡아 한해 평균 3만명의 암환자가 병원에서 숨진다. 전체 암 사망자의 43.5% 선이다. 여기다 일반 환자까지 포함하면 병원에서 숨지는 사람의 숫자는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이들이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평안하게 영면할 수 있는 공간(임종실)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임종실(dying room)이 있는 곳은 강남성모병원뿐이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국립암센터 등 내로라 하는 병원도 임종이 예상되면 중환자실이나 1인실로 옮길 것을 권유하는 게 고작이다. 서울대병원 허대석(내과)교수는 "우리 병원(1500병상)의 경우 매일 두세명이 숨지는데 대부분 2~6인실에서 함께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지켜본다"며 "이때 주변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2005. 3. 1. 설렁탕집에 와서 피자를 찾는 사람인양 어젠 이성을 잃을만큼 화나는 일이 있었다. 화가 난 순간 참을 수 없을만큼 내 모습이 흉하지만 그 화난 것을 주체하지 못해 뭐라고 던지고 부서져야 하는 순간은 꼭 거쳐야 수습이 되는. 한 10분쯤 수돗물을 내버리자 내 눈물 대신 나온 것 같아 "물아 미안하다 괜히 널 낭비했다"며 물을 끄고 나왔다. 나는 비정상의 세계에 살고 있다. 법은 없고, 이 세계의 고유한 룰이 곧 법칙이고 진리가 되는,,, 독재자의 세계. 독재자의 법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지하철을 탔는데 누군가 아주 친근한 얼굴이 다가와 '하느님을 믿는냐'고 물어본다. 보통 때는 무시하지만, 평소 전도를 하러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직업일까? 종교에 대한 신념일까? 너무 궁금했었기 때문에 오늘은 내가 물어보았다. 직업적으로 하세요? 그는 아니라고.. 2005. 3. 1. 부드러운 직선이 되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친구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던 나와 상반되는... 그 아이는 "살아가다 보니까, 좀 더 순해지고, 누군가에게 조금은 의지하고 또, 서로가 서로에게 순종하고 잘 길들여진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메일을 보내왔다. 나에게 '부드러운 직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화상으론 더한 주문을 했다. 그애는 "아직도 너는 천상천하 유아독종"이라고 말했다. 26살의 나이에 주말에 혼자 티비와 신문과 책을 보고 어떤 때는 혼자 책방에 나가서 책을 거의 한권 읽고 오는 나에게 그러면서도 외롭지도 않고혼자놀기 그 자체가 얼마나 신나는지 모른다고 말했더니 '천상천하 유아독종'이라고 말했다. 내 나이 마흔이 되면 어떨까? 외로워할까, 젊은 시절 그나마 가.. 2005. 3. 1. 우리는 왜 여기서 문학을 하는가 우리는 왜 여기서 문학을 하는가 작년 11월경 연구실로 한 학생이 나를 찾아왔다. 그는 불문과 졸업반 학생이었는데 졸업을 한 뒤에 대학원 불문과에 진학을 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의대를 다시 다녀볼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의대에 다녀볼까 하는 그의 고민은 후진국의 대학생으로서 말장난과 같은 문학 따위는 공부해서 무엇 하느냐 하는 것에서 생겨난 모양이다. 이제 다시 입시 준비를 하여 의대에 들어 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문학을 가지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는 것같다. 차라리 의대를 나와 무의촌에서 한 사람의 의사로서 성실하게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 생각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나로서는 .. 2005. 3. 1. 나무꾼 님 블로그 ''문학에 대해서'' "인생은 아무것도 이루지 않기엔 너무 길지만 무엇인가를 이루기엔 너무 짧은 것인데 나는 내 재능을 허비했다." "보고 있지 않은 듯 하면서도 하늘은 역시 모든 것을 보고 있었구나." 둘 다 일본의 소설가 나카지마 아쓰시의 소설에 나오는 말들이다. 앞의 말은 얄팍한 자존과 과도한 自己愛 때문에 정작 봐야 할 것을 놓쳐버린 자의 한탄이니 삶의 자세에 관한 것이겠고, 뒤의 것은 역사 앞에서 사람은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정직해야 한다는 충고로 읽혀진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묻는다. "여기 이 소설, 직접 경험한 거예요?"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묻는다. "그렇게도 좋은 경험을 많이 하셨는데, 왜 자신의 그런 좋은 경험을 소설로 쓸 생각은 안 하고 다른 것만 쓰시죠?" 나의 친척이며 인척 그리고 선배.. 2005. 3. 1.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동화 물고기 소년 어릴적 읽은 시칠리아 민화인 '물고기소년'은 인어공주에 버금가는 비극적인 결말로 나에겐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슬픈이야기다. 물을 너무 좋아해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물속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어느날 시칠리아 왕국의 공주를 우연히 보고 사랑에 빠진다. 왕은 소년에게 공주를 얻으려면 바다위에 세워진 궁의 밑바닥에 갔다왔다는 증거를 가져오라고 한다. 평범한 인간은 못하지만 잠수를 몇시간이고 할 수 있는 소년은 바닷속을 들어간 뒤 한참 뒤에 바다밑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나와 증명해 보인다. 그러나 소년은 다시 바닷속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공주에게 말한다. 소년은 다시는 물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소년이 궁의 밑바닥을 내려가보니, 조금만 있으면 궁이 바닷속으로 무너져 내릴 상태였다... 2005. 3. 1. 동물을 보는 나의 시선 영화 포제션에서 남자주인공은 "매력의 이면엔 혐오가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당신의 금발에 반해 당신을 좋아한다면 당신의 다른 부분에, 아님 그 매력의 부분이 사라졌을 때는 어떻게 될까? 나도 오로지 하나에 반하면 나머지가 안보이는 사람이라서 매번 그런 식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식으로 사람을 싫어한다. 최근에는 유시진의 폐쇄자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은발을 가진 남자를 보고 반해서 상사병을 앓고 있다. 여름이다. 덥다. 인간들이 문득 싫어진다. 갑자기 짜증이 밀려온다. 연재하는 환경부 자연환경조사를 하다가 오늘은 압속산의 포유류를 다루게 돼 삵의 사진을 찾고 있었다. 삵을 찾았다. 기분이 더 나빠진다. 몬생긴 것만 아니라너무 무섭게 생긴데다 못되게 생겼다. 식물을 주제로 할 때희귀종 사진을 찾을 때와는.. 2005. 3. 1. 학창시절 내 우렁이 각시 학창시절의 막바지. 4학년 계절학기로 나는 '19세기 영시'라는 영문과 전공수업을 신청했다. 천문학과인 내가 인문계 수업을 그것도 가장 공부 열심히 한다는 영문과 애들과 수업을 듣게 돼 학점은 포기하고 오로지 호기심 해소 차원에서 들었다. 그러나 전공수업의 타이틀이 주는 매력으로 나 같은 처지는 많았다. 영문과 외에도 행정학과, 사회학과, 언어학과 등등이 몰려들어 아주 분위기가 좋았고 어느날은 인근 산으로 야외수업을 해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영시를 읽었던 추억도 있다. 그때 만난 친구가 하는 짓이 넘 예쁘다. 실연을 앓고 있어 내가 우울모드로 침잠해 들어가면 없는 돈으로 술을사주는것은 기본. 자취방에서 금방 삶아온 계란을 까서 반을 잘라 노른자가 약간 흐르는 (가장 맛있는 상태) 것을 내게 언능 먹으라고.. 2005. 3. 1. 여름이 시작됐다 여름이 시작됐다. 에너지절약에 관한 기사를종종 쓰는 나는 기사를 쓰기 이전에도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에 앞장서 왔으며, 환경보호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엄마가 과수원으로 가서 집 쓰레기를 태우면 막 야단을 쳤었다. 이 나쁜 공기가돌아다니면 호흡기에도 안 좋고, 음식물을 태우면 다이옥신이 나온다 면서 참 유난스럽게 엄마를 가르쳤었다. 서울 올라와서도 재활용품 분리배출은 내가 하고 있다. 휴지심에서부터 작은 종이, 라면봉지까지 열심히 분리배출 표시를 찾아가며 노력하고 있다. 근데 여름이 왔다. 수박을 먹는데 어디다 껍질을 말릴데가 마땅치가 않다. 날파리가 두려워서, 또 여름이 오니 자꾸만 씻게 된다. 어제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미래를 그럴싸하게 그린 tomorrow를 보고 다짐했건만, 절대 더워도 참아보.. 2005. 3. 1. B.B의 황당선언 Brigitte Bardot 브리짓 바르도 일명 BB라고 불리우는 영화배우는 어느날 "저 오늘 은퇴합니다"라고 선언했다. 다음날 "여러분 전 거짓말장이입니다. 제 말을 믿지 마세요. 저 은퇴 안합니다." 저도 BB처럼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가 봐요. 당신을 잊었다 하고는 그리워서 금방 눈물을 터뜨립니다. 2005. 3. 1.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