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남자는 달래야 한다?
남자는 달래야 한다? 며칠 전 모 신문사에서 주최한 ‘남성과 가족’이라는 주제의 신년 좌담회에 갔다. 그 자리에서 만난 어떤 남성이 내게, “여자들이 자기 주장을 하기 전에, 남자를 위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남자도 피해자다, ‘싸우기 전에’ 남자들을 달래야 한다”는 요지의 ‘충고’를 했다. 물론, 그는 ‘목소리 큰 여자들’이 ‘걱정’되어, 좋은 뜻으로 한 말이다. 여성운동이 “남자랑 싸우자”는 주장인가? 장애, 노동, 민족운동 등 다른 사회운동가에게도 “네 목소리를 낮추고 지배 세력을 위로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 사회에서 진짜 위로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왜 “아빠, 힘내세요”라는 노래는 합창되는데, 가사, 임금, 육아의 3중 노동에 시달리는 ‘일하는’ 엄마들을 위한 노래는 없는가…. ..
2005. 2. 28.
[여성부발간책자] ‘다른 목소리’
‘다른 목소리’ /정희진여성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발간 책자 원고 나는 10여 년 전부터 대학과 시민단체, 정부 기관과 노동조합에서 여성학 강사로 일하고 있다. 상담, 인권, 사회운동, 폭력, 섹슈얼리티, 탈식민주의 등 기존의 분과 학문 체계를 횡단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여성주의 시각에서 강의한다. 내 강의에 대한 반응은 크게 “어렵다”, “재밌다” 두 가지다. 어려운 것과 재밌는 것은 반대가 아니라 연속선의 감정인데,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강사와 소통이 된(“알아듣는”) 순간, ‘난해함’이 쾌락으로 변하는 것을 경험한다. 흥미로운 것은, 내 강의가 쉽다고 평하는 사람들은 주로 전업주부, 폭력 피해여성, 저학력 생산직 기혼 여성 노동자 등, 소위 사회적 지위가 낮거나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가 침묵 당해온 ..
2005.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