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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구달의 젊은 시절 언젠가 제인구달이 나오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다큐 중간에 제인은 아주 조용하고도 별 사실이 아니라는 듯이 "00는 권력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는 서열엔 관심이 없죠" 또한 "!!는 특하면 싸움을 걸어 자신의 위치를 확인받으려 하죠. 그는 권력을 원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우리 눈에 비슷한 한무리의 원숭이를 하나하나 구분할 수 있었으며 각각의 특징, 습성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한 원숭이가 동물의 습성인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까지 단정지어 말했다. 말을 하는 한 인간의 내면도 속속들이 알기 어려운 이 세상에 그녀같이 다른 이의 마음을, 본성을 알아낸다는 것이 나에게는 참 놀랍게 다가왔다. 나는 그 다큐를 볼때까지 그녀에 대해서 몰랐었다. 그녀가 스물여섯살때 탄자니아의 한 국립.. 2005. 2. 28.
[한겨레] ''100분 토론’을 다시 생각한다 '100분 토론’을 다시 생각한다 [한겨레] 우리 사회의 악습 중의 하나는 찬반 토론회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사회에는 이분법 논리가 만연하여 사회 전체의 상상력과 관계를 죽이고 있는데, 찬반 토론회는 이러한 사유를 증폭시키고 정상화한다. 이분법 논리는 ‘가’와 ‘나’가 아니라 ‘가’와 ‘안티 가’의 관계라는 점에서, 이분법은 둘의 대립의 아니라 하나의 확장, 곧, 획일주의다. 찬반으로는 성립할 수 없는 주제를 찬반 형식의 틀에 끼워 넣는 경우, 찬반 기준의 외부에 있는 논리, 찬반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제3, 제4의 다양한 경우를 인식할 수 없게 된다. ‘군 위안부’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사실 자체를 부정, 왜곡하는 상황에서, 문화방송의 〈100분 토론〉에서 이영훈 교수의 발언에 대한 ‘여론’의 분.. 2005. 2. 28.
[인물과사상] 멈춘 진보와 ‘이영훈 사건’ '이영훈', 진보, 한국사회 /정희진 , 2004년 12월호멈춘 진보와 ‘이영훈 사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무지몽매한 한국 남성들을 깨우쳐 주는 감동적 에세이를 써 달라”는 의 청탁 의도에 도전하고 싶다. 나는 모든 남성이 여성문제에 대해 ‘무지몽매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남성을 깨우치는 데’도 별 관심이 없다. ‘여성주의 정치학’이 내 삶의 다양한 준거 중의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오히려, 그러한 이유로 내가 ‘계몽적인 인간’이 될까봐 몹시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계급, 지역, 학벌, 성별 제도 등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지배 규범과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어느 순간 타인을 설득하는 위치에 서지만, 그것이 그 사람이 가진 정치적 입장의 전부는 아니다. 사안에 따라, 동일한 사람이 계몽.. 2005. 2. 28.
<영화 오아시스> 니들이 ''비정상인''을 알아? 니들이 '비정상인'을 알아? [오마이뉴스 2002-10-24 12:51] #1. 니들이 비정상 맛을 알아? 를 보고 와서 한참을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정상인들의 천국이다. 그리고 그 정상인이라는 특권은 신체에 아무 지장 없는 성인 남성에게 한정된다(권력, 돈 등은 옵션이다). 외국에서 버스를 타는데 그 안에는 누구나 손이 닿을 만한 위치에 벨이 있었다. 최근 들어 '어린이벨'이라고 하차문 옆에 구색을 맞추려는 듯 설치해놓은 버스가 몇몇 등장하곤 있지만, 어린 시절 버스를 타면 벨을 누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매우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난 하차벨이라고 하는 것은 장난치지 말라고 높은 곳에만 두는 것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어린 나는 생각했었을 것이다. .. 2005. 2. 28.
한 페미니스트가 이영훈 씨를 옹호한 이유 그리고... 한 페미니스트가 이영훈 씨를 옹호한 이유 그리고... 을 두고 ‘옹호’와 ‘반론’의 여러 입장들의 반목이 빠지고 있는 함정 중의 하나는 그의 발언이 ‘청산 반대냐 찬성이냐’에 대한 판단 여부이다. 이영훈 교수의 발언의 문제성은 그의 태도가 “청산의 반대”이기 때문도 아니고, 그가 제시한 방법이 “올바른 청산이 되기 위한 해법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도 아니다. 오늘 에 실린 칼럼에서 여성학자 정희진 씨가 지적하듯이, “현재의 청산 주장이 국가주의적 사고에 기초해있다”는 이영훈의 주장은 타당하다. 그리고 이 교수의 발언이 “군 위안부 문제를 전시 성폭력으로 인식하는 근거가 ‘자발적 매춘 여성’에 대한 혐오여서는 안 된다”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매우 소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영훈 교.. 2005. 2. 28.
버자이너 모롤로그 "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비밀이 되고, 비밀은 부끄러운 것이 되고, 두려움과 잘못된 신화가 되기 싶습니다. 나는 언제가 그것이 부끄럽지도 않고, 또,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기를 바라기 때문에 입 밖에 내어 말하기로 했습니다." -이브 앤슬러-100분간의 감동적인 우먼 다큐 - 9명의 여성들이 감추어야만 했던 사건의 순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는 100분 동안 6살 난 어린소녀에서 75세 노파까지, 9명의 여성들이 왜곡 되 왔던 성(性)으로 인해 경험한 에피소드를 인터뷰하여 엮어낸 드라마이다. 그 안에서의 기쁨과 환희, 가해진 폭력성, 충격, 슬픔, 분노의 순간들이 녹아진 우먼 다큐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은 9명의.. 2005. 2. 28.
[한겨레] 김선일과 윤금이 김선일과 윤금이 [한겨레 2004-06-28 17:47][한겨레] 모든 비판은 비판 대상에 권력을 부여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지금 ‘어떤 동영상’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내가 아무리 ‘다른 목소리’를 낸다 할지라도, 언급 자체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지 모른다는 생각에 무섭고 감정적으로 혼란스럽다. 동영상을 보지 말자는 외침을 홍보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8미리’는, 자상하고 따뜻했던 남편이 어린 소녀들을 납치하여 스너프 필름을 만들고 즐겼던 사람이었다고 밝혀지자 부인이 수치심에 자살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영화의 감독 조엘 슈마허의 극우적 가족주의를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내게 이 영화는 생각할만한 미디어 비판서였다. 길거리에서 매춘 여성이 고객을 호객하.. 2005. 2. 28.
<결혼하고 싶은 여자> 씩씩한 ‘언니’들의 전성시대 문화포커스- 씩씩한 ‘언니’들의 전성시대 30대 초반 미혼 여성의 성장드라마 … 끈끈한 우정 · 발랄한 이혼녀 묘사로 고정관념 격파 나? 발랄한 이혼녀. 니들 아니었으면 내 인생 홍수될 뻔했지…. 30대 초반 여성들의 성장 드라마 를 아시나요.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돌이켜보면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었다. 나이 들어 용돈 타쓰는 게 자존심 상해 취직했고, 적어도 남들만큼은 해야 자존심이 덜 상할 것 같아 죽어라 일했다. 이쁘고 돈 많은 여자 좋다고 뒤돌아가는 남자 붙드는 게 자존심 상해서 잡지 않았고, 여성이라고 무시당하기 싫어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어느덧 나이 앞에는 ‘3’이라는 숫자가 얹혀 있고, 거울을 보면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직장에서는 팔팔한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 2005. 2. 28.
김경욱 비평 [홍상수도 나쁜 남자다] 홍상수도 나쁜 남자다, 페미니즘의 비평적 딜레마를 응시하기 “글로리아. 당신이 내일 죽는다면 오늘 젊은 여성들에게 무슨 말을 남기고 싶어?” “네 자신을 믿어라!”(Trust yourself!) “겨우 그 한마디?” “응, 그 안에 모든 비밀이 들어 있지.” 진부한 질문 한마디. ‘왜 당신이 하면 로맨스이고 내가 하면 불륜이야?’ 김기덕은 똑같은 말을 농담으로 되풀이했다. “이창동이 만들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고 내가 만들면 다 ‘지가 하고 다니는 짓’인가.”( 441호) ‘페미니즘 비평 방법론을 쇄신하라’( 443호)는 글에서 강성률은 김기덕의 의문을 반복한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왜 다른 감독의 영화는 김기덕처럼 혹독하게 비평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그리는 홍상수의.. 2005. 2. 28.
송경아의 책읽기 [내셔널리즘과 젠더] 송경아의 책읽기 전시 일본의 여성 지위 '국민' 아닌 '2류시민' 내셔널리즘과 젠더 / 우에노 지즈코 1990년대 초반 어느 봄날, 나는 여성학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때는 몇몇 운동권 여학생들을 빼놓으면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여성학 시간인데도 거의 발언을 하지 않았고, 수적으로도 우세한 남학생들이 훨씬 활발하게 토론을 주도했다. 그날의 강의 주제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남학생들의 불만이 상당히 거세게 표출되었던 날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많은 남학생들이 손을 들고 '남자는 군대에 가는데 그 정도 사회적 특혜는 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발언했던 것이 기억나는 걸 보면. 나는 심호흡을 하고 손을 들었다. 그리고 "남자가 군대를 국가적 봉사라고 생각한다면, 여성의 출산도 .. 2005. 2. 25.
[한겨레] 책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드러커 정희진의 책읽기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드러커 미래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며, 경영학부터 소설까지 35권이 넘는 책을 썼으나 '내 생애 가장 훌륭한 책은 다음에 나올 것'이라는 피터 드러커. 그의 (이재규 옮김, 청림출판 2001)은 실용적이면서도 정치적으로 올바르다. 나는 소위 처세, 자기 계발로 분류되는 인간 관계 이론서를 즐겨 읽는 편이다. 옴짝달싹 할 수 없이 권력 관계로 격자 쳐진 현대 자본주의 사회 조직 내부에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면적인, 때론 처절한 적응 전략을 엿볼 수 있어서다.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대 담론적 시각에서는 이런 책들이 신발에 발을 맞추는, 즉 구조의 문제를.. 2005. 2. 25.
[한겨레] 책 바오 닌- 전쟁의 슬픔 바오 닌 / 정희진 그 옛날 공자도 알았던 것 같다. 우리가 모르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라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해석할 언어가 없을 때 혹은 자기 상처를 들여다 볼 용기가 없을 때, 인간은 고통을 겪고도 그로부터 배우지 못하는(困而不學) 상태를 반복한다. 냉전 시대. 그것은 미국과 소련의 입장일 뿐이다. 제3세계는 바로 그들의 땅에서 끝없는 대리전을 치러야 했다. 인류 역사상 4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냈던 한국전쟁, 가장 참혹했다는 베트남전쟁. 남한과 베트남은 학살과 이산이라는 공통의 체험을 했지만 우리는 늘 서구의 언어(시각)로 아시아와 만난다. 1991년 출판된 이래 10개 국어로 번역되었고 베트남문인회 최고상, 영국 최우수 외국소설, 당국의 검열로 재판을 찍지 못했지만 남베트남 퇴역 군인의 5분.. 2005. 2. 25.